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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송로버섯 먹는 박근혜, “오직 국민만 보고 나아갈 때”?
[사설] 송로버섯 먹는 박근혜, “오직 국민만 보고 나아갈 때”?
  • 박귀성 기자
  • 승인 2016.08.15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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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준미주 천인혈이요, 옥반가효는 만성고라, 촉루낙시 민루락이며, 가성고처 원성고

[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의 송로버섯 오찬에 대해 네티즌들이 “개 돼지 정서엔 관심조자 없구나”라고 분개했다. - 청와대의 송로버섯 요리 오찬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송로버섯은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식재료 가운데 하나로써, 송로버섯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이들도 적지 않다. 때 아닌 송로버섯 청와대 만찬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송로버섯 만찬 초청주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이날 초청을 받은 정부여당 인사들에 대한 날선 비판이 온라인을 후끈 달구고 있다.

송로버섯 요리 등을 놓고 벌인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지도부 청와대 초청 오찬에 대해 네티즌들의 공분이 폭발했다. 14일 현재까지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오로지 국민만 보고..."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일부가 게시되어 있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이날의 송로버섯 오찬에 대해 전통 고전소설 ‘성춘향’에 등장하는 이몽룡의 시를 인용해 맹렬히 비판했다. 이 네티즌은 송로버섯 관련 기사 밑에 “金樽美酒 千人血(금준미주 천인혈 : 금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천백성의 피요) 玉盤佳肴 萬姓膏(옥반가효 만성고 : 옥쟁반에 담긴 맛난 요리 만백성에게 짜낸 고혈이라) 燭淚落時 民淚落(촉루락시 민루락 : 너희들 촛대에 촛농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歌聲高處 怨聲高(가성고처 원성고 : 노랫가락 높은 곳에 백성들 원성도 높아간다)”라는 싯귀를 번역과 함께 댓글로 달기도 했다.

공분을 산 송로버섯이 포함된 이른바 ‘박근혜 초청 청화대 초호화 만찬’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이정현 대표 등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송로버섯과 바닷가재, 훈제연어, 캐비아 샐러드, 샥스핀 찜, 한우갈비, 능성어 요리 등 최고의 메뉴들이었다.

이 가운데 송로버섯 외에도 국내에서는 구할 수조차 없는 식재료가 대부분이었고, 특히, 송로버섯은 유럽에서 철갑상어의 알 캐비어와 프랑스 귀족들이 즐기던 거위 간 소스로 알려진 푸아그라와 함께 세계 3대 최고급으로 꼽는 식재료로 일반 서민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싼 값이다. 송로버섯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찬에서 ‘송로버섯 요리를 차려 놓고’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의 삶도 지금보다 더 편해질 수 있고, 나라도 튼튼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셈이다.

송로버섯은 우리나라에서는 채취된 적이 없으며, 땅속에서 자라나는 이유로 돼지를 이용해서 채취해야 한다. 이런 송로버섯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며, 일부 최고급 호텔에서 송로버섯 스프를 특선요리로 내는 날에는 그 가격이 1천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유럽에서는 이따금 발견되어 1kg이상을 캐는 경우 수억원대의 가격을 호가하는 땅속 로또로 알려져 있다.

14일 현재 온라인상에서 검색해보면 프랑스산 ‘냉동’한 송로버섯도 500g에 158만원에 판매되고 있고 중국 운남성산 송로버섯은 겨우 50g이 5만6000원에 팔리고 있을 정도다. 프랑스산의 경우 단지 냉동식품인데도 이런 정도니 박근혜 초청 청와대 오찬에 쓰인 송로버섯이 정확히 얼마짜리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청와대가 ‘냉동’ 수준의 식재료를 썼을 것이라고 믿는 네티즌은 없는 것 같다.

송로버섯 오찬이 공분사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살인적인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온열증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병원을 찾은 환자 역시 수천명에 이르고 있는데도 서민들은 ‘징벌적 누진세 폭탄’이 무서워 에어컨을 비롯한 냉방기조차 마음 편히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 나아가 한 네티즌은 청와대 오찬 사진을 지적하면서 “모두가 긴팔 양복으로 잘 차려입었군요. 송로버섯을 먹는 청와대 내부가 몹시도 추운가 봅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과거 역사에 보면 나랏님도 가뭄이나 혹서, 혹한 등으로 백성이 고난을 받으면 ‘감선령’ 등을 내려 수랏상의 반찬 가짓수를 줄이거나 직접 민생시찰을 나서 고통을 분담했다. 무릇 “정치란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떠받드는 모양새라도 갖춘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전우용 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새 지도부의 송로버섯 등이 차려진 초호화 오찬 메뉴에 대해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초청 청와대 오찬에 캐비어, 송로버섯 등 초호화 메뉴…. 저런 거 먹으면서 서민 가정 전기료 6천원 깎아 주는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다는 거군요. 고작 몇 천원 가지고 징징대는 서민들이 얼마나 찌질하게 보였을까”라고 정문일침을 가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도 송로버섯 오찬에 대해 “우리가 본 것은, 민심의 강 건너에 있는 궁전의 식탁이었다“고 지적했다. 유 평론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로버섯은 땅속의 보물이라 불리우는 값비싼 버섯이라고 한다. 프랑스 루이14세가 즐겨먹었던 궁궐에 어울리는 요리인 듯 하다. 칼국수 주던 YS가 그립다”고 꼬집었다.

유창선 평론가는 이어 “송로버섯 식탁에서 읽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메시지는 국민의 눈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자신들끼리 반기고 즐거우면 그만이고, 그 광경이 지난 총선에서 친박을 심판했던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쳐질지는 안중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자리에서 송로버섯과 캐비어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청와대의 송로버섯은 단지 ‘먹는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강한 정치적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그래서 송로버섯이 어떤 음식인가를 검색해 보게 되는 우리의 마음이 불편하고 거북한 것이다. 우리가 본 것은, 민심의 강 건너에 있는 궁전의 식탁이었다”고 날선 비판을 날렸다.

지난 8.9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과 최고위원 후보들은 선거유세에서 일제히 ‘박근혜 천막당사 정신’을 들고 나와 당원들의 표심을 흔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8.9전당대회 당일날은 박근혜 대통령이 친히 전당대회가 열렸던 서울 송파구 소재 잠실 실내체육관에 모습을 드러내고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송로버섯 오찬과는 전혀 상관없는 연설들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계정을 통해 “전액 다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청와대 만찬! 이 메뉴는 김영란법의 대상이 안되나”라고 송로버섯 오찬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여기서 ‘만찬’은 ‘오찬’의 오기인 듯도 하지만, 본래 가득하다, 풍요롭다는 ‘滿’을 사용할 경우엔 오타라고 볼 수 없다)

논란이 되자 청와대는 14일 “송로버섯, 캐비어 관련 메뉴가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음식재료로 조금 쓰인 것일 뿐”이라고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놨다. 무조건 청와대가 발표하면 국민들은 믿으라는 식인데, 이런 청와대의 발표는 네티즌들을 또다시 공분하게 만들었다. 이런 송로버섯 논란이 단지 허물을 꼬집는 일부세력 내지 ‘외부세력’ 등으로 치부하는 듯한 발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네티즌이 다시 공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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