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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에는 아름다운 추억만 가져가렴’
‘졸업식에는 아름다운 추억만 가져가렴’
  • 장학수 경사
  • 승인 2017.02.16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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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타임즈] 2월 졸업시즌이 되니,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N ‘도깨비’가 생각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여주인공을 축하해 주기 삼신할머니가 목화꽃다발을 들고 오는 교실로 찾아오는 장면에서였다.

목화꽃다발을 보자니 목화에 꽃말의 전설이 생각났다. 오래 전 중국에 ‘모노화’라는 여인이 있었는데, 한 상인과 혼례를 치루고 예쁜 딸을 출산하게 된 후, 갑작스런 전쟁에서 남편이 전사하게 되고, 먹을 게 없게 되자 자신의 살점을 도려내 음식을 만들어 딸에게 먹이지만, 과다 출혈로 모노화는 죽게 된다. 그 후 그녀의 무덤에 작은 새싹이 올라오면서 새하얀 솜이 나오게 된다는 내용이다.

강남경찰서 장학수 경사

주변 사람들은 엄마가 죽어서도 딸을 편안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을 솜에게 보냈다고 말하였고, 그 솜을 여인의 이름인 ‘모노화’에서 따 “모화”라고 부르다, “목화”라 불리게 된다.

드라마 속 조실부모한 여주인공에게 삼신할머니가 왜 목화꽃다발을 선물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니 마음이 짠해 왔다.

우리에게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으며 친구들끼리 헤어짐을 아쉬워하던 졸업식 모습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던 것 같다. 방송에서는 밀가루와 달걀로 뒤범벅된 교복을 입고(혹은 알몸으로) 도로를 누비는 학생들의 모습과 그 광경에 눈살을 찌푸리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은 당연한 졸업식 풍경으로 비춰졌던 것이다.

그렇다면, 졸업식 때 밀가루 뿌리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일제 강점기에 일본식 교복에 대한 저항 심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당시 일본식 교복 가쿠란을 학생들은 강제로 입어야 했고, 졸업식 때 더 이상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에 밀가루를 뿌리고 교복을 찢었다고 한다.

이러한 졸업식 풍경에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과 학교들은 졸업식에 경찰을 배치하거나 졸업식 시기를 앞두고 과격한 졸업식 뒤풀이의 위법성을 알리려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였고, 졸업식 기간에는 학생들에게 밀가루를 판매하지 말아달라고 경찰관들이 학교 주변 상점에 부탁한 시기도 있었다.

한쪽에서는 밀가루를 뿌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말리는 악순환이 계속 되다가, 몇 해 전부터 색 다른 졸업식이 등장하면서 여론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졸업식 아침 교사가 아침밥을 지어서 제자에게 주는 울산의 모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한 명씩 단상 위로 올라와 교장, 교감, 담임, 학부모 대표와 포옹하는 졸업식, 졸업식 행사로 ‘희망의 나무 심기’와 ‘희망 날리기’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하는 것이 좋은 예다.

어쩌면 졸업생들도 학교에 대한 마지막 추억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서 밀가루 세례를 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할 것 같고, 이렇게 변해가는 졸업식 환경에 맞춰 경찰도 건전한 졸업식 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밀가루 뿌리기와 날댤걀을 던지는 등의 잘못된 졸업식 뒤풀이를 사전에 예방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졸업식에 뒤풀이 재료 준비 등을 명목으로 돈을 뺏은 행위는 공갈죄로 졸업생들에게 밀가루나 계란 등을 던지는 행위는 폭행죄로 거리를 활보하며 소란을 피우는 행위는 경범죄 처벌법(인근소란 등)이 성립하기에 조심해야 한다.

졸업식이라는 단어가 졸업생들에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크지만, 프랑스어로 졸업은 ‘Commencement’로, ‘시작’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선이라는 점을 마음에 새겨 주고 싶어 이런 뜻이 있을 것이다. 지난 학창 시절을 돌아보고, 이제까지 가르쳐 주신 스승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되새기며,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청운의 꿈을 그리도록 허락한 다시없는 소중한 기회가 이 졸업이라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채 미래를 향한 힘찬 첫 발을 내딛도록 말이다.

마지막으로 졸업생들은 목화의 꽃말처럼, 부모님의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은 어떨까 싶고, 경찰뿐 아니라, 교육기관과 지역주민이 하나되어 청소년에게 관심을 가져 준다면 더욱 의미있는 졸업식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모두가 축하와 감사함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뜻 깊은 날로 기억되길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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